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엄마의 선택

매리 엘리자베스 맥내리

입양에 의해서든 임신에 의해서든 가족을 확대하기로 결심하는 것은 여성이 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한 가지이다. MS,환자의 경우 이러한 결정은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된다.

나는 1987부터 MS를 앓아왔다. 엄마가 되겠다는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어 몇 년 간을 대학원에서 이 주제에 대해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는 직업 재활 저널의 MS 집중 탐구호에 발표되었다. 제목은 ‘MS 환자가 엄마가 되기로 결정을 내렸을 때 발생하는 문제 : 조사 연구’ 12 (1999), 93–102이다. InsideMS로부터 연구 결과를 요약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글이 같은 문제로 고민 중인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러분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이 많다

MS에 대한 전문적 연구를 시작했을 때 MS 환자가 임신을 하겠다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경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소규모의 MS 환자를 인터뷰하였다. 이 표본 집단의 여성들이 임신을 결심하였을 때 고려한 사항 27가지를 정리해보니 그 중 12가지가 공통적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중 4가지만이 MS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다. MS 환자들이 일반 여성과 다른 점보다는 같은 점이 많다는 사실이 간과되었던 것이다.

예를 들면 모든 여성이 임신을 결심할 때 아이가 자신의 일-그것이 집안 일이든 집 밖의 일이든-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다. 또한 남편과 함께 사는 경우 남편이 아이 양육에서 담당할 역할을 고려한다. 엄마가 됨으로써 감당해야 할 요구와 책임, 그리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주변 사람이나 조직도 중요한 문제가 된다. 조사에 응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적 수입, 정의, 평등, 스트레스, 심신의 소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MS가 야기하는 문제

MS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MS가 가족 구성원과 가족 구성원 사이의 역학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꼽았다. 또한 MS가 자신의 신체적, 인지적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것이라고결론지었다.모든응답자가 엄마로서 담당해야 할 역할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일부자신에게 장애가 발생할 경우 아이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미칠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번 연구는 소규모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명확한 결론을 끌어내기는 어렵다. MS 환자들은 어떤 문제를 고민하는가? 어떤 문제를 피하는 경향이 있는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보다 큰 규모의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MS 환자가 임신을 결심할 때 고려하는 중요한 문제 중 한 가지는 아이에게 질병을 물려주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긴급 진단’ 참조). 내가 조사 대상으로 삼았던 환자들은 질병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존중하는 분위기 형성

임신 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혹은 잠재하는 문제들을 살펴봄으로써 의사와 환자의 관계, 가족 상담, 재활, 어떤 결정에 대해서든지 존중하는 분위기 형성 등의 문제도 함께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이 없는 삶이 비난이나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 받아 마땅한 선택일 뿐이다.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이 없는 삶이란 말 그대로 살아갈 가치가 없는 삶이다. 어떤 장애를 감수하고라도 부모가 되겠다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매리 엘리자베스 맥내리의 임신과 그 결과에 대한 이야기는 이번 호 “깜짝 선물” 난에 실려 있다.

임신 호르몬에 숨어 있는 치료 효과

래이첼 애덜슨

임신한 MS 여성들이 건강한 모습을 유지할 때 다른 환자들은 커다란 위안을 느낀다. 특히 임신 중기와 말기에 질병이 거의 악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한 UCLA의 론다 보스컬 박사는 이러한 보호 효과의 근원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보스컬 박사는 임신 기간에 고농도로 존재하는 에스트로젠의 한 형태인 에스트리올에 주목하였다.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임신할 경우, 에스트리올은 면역 체계를 변화시켜 태아를 외부 물질로 인식하지 않도록 만드는데, 이러한 효과로 인해 모체의 중추 신경계에 대한 공격도 약화된다고 한다.

MS 학회가 지원한 시험 연구에서 보스컬 박사는 12명의 비임신 여성-반은 재발 이장성, 반은 2차 진행성 MS-에게 6개월간 에스트리올을 경구 투여하였다. 이 시험은 교차 시험이었으므로 12명 모두 약물을 투여 받았다. MRI 촬영 결과 재발 후 치료를 받아 호전기에 있는 6명의 환자에게서 감염 부위가 80% 감소하였다. 박사는 이는 베타 인터페론과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 약물과 동일한 치료 효과라고 말했다. 감염성 단백질 수치도 감소하였다. 2차 진행성 MS 환자 6명에게서는 뚜렷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보스컬 박사는 7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 시험을 이번 여름에 시작할 계획이다. 시험 결과 에스트리올이 MRI 결과와 면역 반응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지면 3-5년에 걸쳐 더 큰 규모의 시험을 실시할 것이다. 장기적 연구를 통해 에스트리올이 재발율을 낮추는지 여부와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한지 여부를 밝힐 것이다. 유효성과 안전성이 모두 확립될 경우 새로운 경구 치료제가 탄생할 것이다.

주사가 아니라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는 것이 에스트리올의 커다란 장점이다. 알약은 누구나 쉽게 복용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 직후 치료를 시작할 수 있으며, 치료가 빠를수록 장애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출산 전 점검 목록

로즈 코헨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맞이하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다. 하지만 분만 후 수 주일은 힘든 기간이 될 것이다. MS 환자라면 특히 예상치 않은 어려움에 맞닥뜨릴 수 있다.

        모유 수유 여부 :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당하게

사람이 제각각이듯 MS도 제각각이다. MS 담당의와 의논하여 건강하고 적응을 잘 하는 신생아는 분유를 먹여도 무방하다. 요즈음 나오는 분유는 편리하고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 하지만 모유 수유가 좋은 것은 사실이다. 모유 수유 상담을 통해 어려운 점들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초보 엄마 : 현명하게

모성 본능은 신화다. 부모도 배워야 한다. 육아 강좌를 듣거나 가까운 친지의 도움을 받는다. 전문적 소아과 의사와 의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터놓고 여러 가지 문제를 얘기할 수 있는 주변 사람이 있을 경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피로 :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아기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산모가 정상적 체력을 회복하는 데는 몇 주가 걸린다. 이 기간 동안 아기가 아무리 순하더라도 한밤중에 잠이 깨거나, 식사를 거르거나, 빨래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것은 불가피하다. MS 환자는 특히 쉽게 피곤해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가족 구성원이나 자원 봉사자, 유급 가정부, 육아 전문가, 혹은 이들 중 몇 명을 함께 활용하여 육아 활동을 분담하도록 한다.

        우울증 : MS가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MS 환자에게는 우울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우울증은 출산 후 호르몬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정상 산모의 70% 정도가 출산 후 며칠 동안 우울증, 분노, 불안을 경험한다. 10명 중 1명은 심각한 산후 우울증에 빠진다. 계속해서 자책감이 들거나 예민해지거나 아이에게 무관심하거나 반대로 아이에 대해 지나친 걱정이 들 경우 호르몬이 장난을 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부정적 감정이 차오르면 MS 치료 전문가와 상담한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치료를 통해 균형과 즐거움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긴급 진단

모유 수유

나는 28세 되던 해인 1994년 진단을 받았고 임신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간단히 얘기하자면 나는 두 명의 아이를 낳았다. 두 번 임신하는 사이에 의학계의 입장도 크게 달라졌다.  

나를 담당했던 신경과 전문의는 단도직입적으로 임신과 약물 치료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아무도 그런 시험의 대상이 되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하고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다른 임신부를 소개해주었다. 그녀와 나는 수유에 대해 전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분유를 먹이기로 결정하고 분만 이틀 후부터 베타세론을 투여하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모유 수유를 하면서 처방 받은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이 문제에 대해 학회의 답변을 바란다.

—이름 밝히지 않음. e-mail  

전문 연구 센터의 로잘린드 캘브 박사의 답변 :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정답은 없습니다. 모유 수유를 결심한 분은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여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 담당 의사가 의논 상대로 적당하지 않다면 다른 의사를 찾아야 합니다.  

내 아이도 MS?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MS 센터에서 MS와 유전학을 연구 중인 스티븐 하우저 박사의 답변 :

아이에게 MS가 유전될 확률은 간단히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 구조에 따라 확률도 크게 달라진다. MS 환자가 한 명인 가족보다 여러 명인 가족에서 유전 확률은 높아진다. 그 외 인종이나 기타 밝혀지지 않은 요인에 의해서도 확률은 달라질 수 있다.  

엄마가 MS 환자인 경우 아빠가 MS 환자인 경우보다 유전 확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1건 있다. MS 학회를 통해 발표된 결과이기는 하지만 아직 확정된 이론이라고는 볼 수 없다.

개인 상황이 일반 법칙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 전체 인구에서 신생아가 MS에 걸릴 확률 1:750

• 부모 중 한 명이 MS 환자일 경우 신생아가 MS에 걸릴 확률 1:40

다시 말해 MS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MS에 걸릴 확률이 높지만 1/40은 비교적 낮은 확률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