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다발성경화증과 임신

깜짝 선물

매리 엘리자베스 맥내리

“매리 엘리자베스,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나를 담당하고 있는 신경과 전문의의 말이다. 6개월만의 만남이었다. 5명의 의사를 거쳐 만나게 된 지금의 담당의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MS는 불행이 아니라 단지 불편함이라는 사실을 깨우쳐주었기 때문이다. “좀 어떠세요?” 그녀가 물었다.

“세상에 … 임신을 했지 뭐예요.” 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외쳤다.

정말이지 임신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때때로 얘기치 않은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는 법이다. 아빠가 되는 것은 건강하고 튼튼한 우리 남편의 소중한 꿈이었다. 몇 년 간 주저한 끝에 나는 이 문제를 신의 뜻에 맡기기로 마음 먹었다. 패트릭의 꿈은 마침내 실현되었다.

나의 신경과 담당의가 다른 산부인과 의사를 소개시켜 주었다. 한 병원에서 두 과목의 진료를 받는 셈이다. 그들은 서로 긴밀히 협조하면서 독서를 권장하기도 하고 복용해야 할 약에서부터 산전 검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를 돌봐주었다. 그들은 임신과 MS, 그리고 그 둘의 관계에 대한 나의 질문에 항상 친절히 답해주었다.

두 의사의 협조 덕분에 나는 9개월에 걸쳐 배가 불러가면서도 전혀 불안감을 느끼지 않았다. MS를 앓는 예비 엄마로서 이 두 명의 의사에게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들은 내게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첫 3개월간은 별다른 신체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몸무게도 늘지 않았고 입덧도 없었으며 단지 평소와 마찬가지로 약간 피로하고, 무력감이 들고, 거동이 불편할 뿐이었다. 그러나 감정적 변화는 매우 컸다. 그 3개월간 심한 생리 전 증후군과 비슷한 상태를 견뎌야 했다.

12주 동안 나는 매우 예민해져 있었다. 삶은 감당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였고 나는 사소한 일에도 분노하거나 우울해 했다. 별 것도 아닌 일로 남편에게 성질을 부리고서 울음을 터뜨리며 아내로서, 친구로서, 엄마로서 자격이 없는 나 자신을 원망했다. 정말이지 호르몬의 짓궂은 장난이었다.

감정적 고통만으로는 불충분하다는 듯이 첫번째 초음파에서 또 다른 난관이 발견되었다. 방사선의가 질을 통해 초음파 촬영을 하며 화면을 살펴보다가 갑자기 외쳤다. “어? 저게 뭐지?” 아기는 혼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남편은 그날 아침 우리 아기가 쌍둥이일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한다. 경솔히 말하는 것은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게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

나는 소리질렀다. “그렇게 애를 갖자고 하더니, 이제 속이 시원하지?” 나는 흐느꼈다. “이제 어떻게 해? 내 인생은, 내 일은, 내 꿈은 다 어떻게 하냐고? 거기다 나는 병도 있잖아.” 남편은 나를 끌어안으며 조용히 속삭였다. “다 잘 될 거야.”

MS를 통해 남편과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항상 유쾌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의 충격이 점차 가시자 우리는 농담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한번 임신으로 두 아이를 얻으니 얼마나 경제적이야, 그지?” 우리는 웃으며 병원 문을 나섰다.

내 몸의 길이와 넓이가 비슷해져 가는 동안 우리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채식대신 고기가 먹고 싶어 몸을 뒤트는 내 모습을 보고도 우리는 낄낄대었고, 30분마다 화장실을 가다가 마침내 5분마다 소변을 보게 되자 그걸 가지고도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여우 같은 마누라에서 신성한 어머니로 거듭나자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농담을 했고, 모두들 웃음을 터트렸다.

9개월째가 되자 쌍둥이들은 뱃속에서 난리법석을 피웠다. 내가 노래를 하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춤을 추었고, 탄산수를 마시면 밤새도록 딸꾹질을 해서 잠을 못 자게 괴롭혔다. 배에 종이컵을 얹어 놓으면 발로 차서 떨어뜨렸다.

나는 후텁지근한 워싱턴 D.C.의 여름을 질병이 악화되는 일 없이 무사히 견뎌내었지만 마지막 3개월 동안은 MS가 아닌 임신 때문에 운동 장애를 겪어야 했다. 다리와 발이 부어올라 실내에서 신는 슬리퍼밖에 신을 수가 없었고, 걸음걸이도 우스꽝스럽게 뒤뚱거리게 되었다. 예정일(나는 D-day라고 불렀다)이 가까워올수록 두 마리의 기생충이 내 몸에서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예정일이 2주 지났을 때 제왕절개를 통해 무사히 두 아기를 출산했다. 두 아이 모두  3.2kg으로 건강했고, 나도 “건강한” 산모라는 칭찬을 받았다.

 두 아이는 이제 세 살이 되었고 나는 건강도, 직장 생활도, 결혼 생활도 모두 만족스럽게 꾸려가고 있다. MS 환자로서 이 정도 생활이라면 대견하지않은가?

매리 엘리자베스 맥내리는 워싱턴 D.C. 조지타운 대학 병원의 신경과 의사인 하이디 크래이튼과 산부인과 의사인 미첼 윌렌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중대 사건

래이첼 앨더슨

임신은 여자의 일생에서 특별한 시기이다. 그러나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 9개월 간의 임신은 더욱 특별한 시기가 될 수밖에 없다. MS때문에 엄마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안전하고, 편안하고, 될 수 있으면 행복한 임신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한다.

MS 전문가들의 기본 의견은 임신, 진통, 출산, 신생아 합병증 발생 등이 정상 여성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MS로 인해 임신이 안 된다든지 유산, 사산, 기형아 출산율 등이 높아진다는 증거는 없다.

다행스럽게도 다년 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임신이 장기적으로 MS를 악화시킨다는 믿음은 근거가 없는 것임이 밝혀졌다. 오히려 임신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질병이 호전될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 그러나 산모와 아기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임신 “시도” 기간 동안 고려해야 할 사항

일단 여러분의 MS 담당의와 의논해야 한다. 질병으로 인해 약물(코팍손, 베타세론, 레비프, 아보넥스 등)을 복용하는 여성이나 면역 억제제(노반트론, 싸이톡산 등)를 복용하는 남성 혹은 여성은 임신 계획이 있을 경우 MS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미국 FDA는 MS 치료 약물에 대해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 MS 환자는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뉴욕 주립 대학 스토니 브룩 건강 과학 센터의 패트리샤 K. 코일 박사의 말이다. 코일 박사는 사회 의료 자문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이처럼 약물 중단을 권유하는 것은 약물 복용이 임신 초기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치거나 유산이나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임신 전 한달 혹은 한 주기 동안 약물 복용을 중단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라엘 스톤 박사는 말한다. 스톤 박사는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MS 치료와 연구를 위한 에드워드 Edward J와 루이스 E. 멜렌 센터에 근무하고 있다. “저는 항상 임신한 여성들에게 엽산 섭취를 늘리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엽산은 신경관 기형을 막아 주거든요.”

아빠가 되기를 원하는 남성 MS 환자들은 약물 복용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코일 박사는 세포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MS 약물은 중단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염색체 이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스톤 박사 역시 이뮤란(아자치오프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 같은 항암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한다. “ 남성이나 여성 모두 최소한 임신 1개월 전에는 항암제 복용을 중단해야 합니다. 2-3개월 전부터 중단하면 더 바람직하겠죠. 해당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피임을 해야 합니다.”

약물 복용 중단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톤 박사는 배란 키트와 임신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타 비의료적 방법을 활용할 것을 권한다. 이는 임신이 되기까지 더 오랜 기간이 걸리는 나이 많은 여성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이론적으로는 대부분의 불임 치료가 MS 환자들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실질적인 자료는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시도하는” 시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FDA와 국립 MS 학회 의료 자문위원회에서는 약물 중단을 권장하고 있지만 약물을 계속해서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코팍손이 인터페론 약물보다는 더 안전하다. 동물 실험 결과 고용량의 인터페론은 유산 확률을 높인 반면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코팍손)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때로는 질병 치료를 위해 임신을 보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학회의 의료 자문위원회 위원이자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웨스트 카운티 MS 센터의 센터장인 바바라 그린 박사는 말한다. 그렇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임신을 미뤄야 할까? “그건 질병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MS가 악화된 상황이라면 임신을 미루고 계속 약물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린 박사는 남성 환자들에 대한 우려도 덧붙였다. “젊은 남성들이 MS로 인해 발기부전을 겪는 경우 담당 의사와 의논하기를 꺼려합니다. 발기부전은 임신을 원하는 부부들에게 매우 중대한 문제이므로 신경과 전문의들이 적극적으로 상담을 이끌어야 합니다.”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부모가 되기를 원하는 대부분의 부부들은 결국 임신에 성공하게 된다.

안전하고 편안한 임신

MS 전문의라면 임신에 대해 느긋한 태도를 보일 것이다(그렇지 않은 분들은 학회의 전문가 자료 센터에서 제공하는 참고 자료 참조). 문제는 MS 전문의와 협조할 수 있는 MS에 대한 이해를 갖춘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는 일이다.

“산부인과 담당의에게 MS 환자라는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MS 전문의와 같은 병원 혹은 서로 후송이 가능한 병원에 근무하는 산부인과 의사라면 더욱 좋습니다. 될 수 있으면 MS 담당의를 통해 산부인과 의사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두 의사들이 이메일을 주고 받거나 서로 의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코일 박사는 강조한다.

그린 박사는 환자들이 의사를 만날 때마다 다음과 같이 질문 하기를 권한다. “선생님 소견서를 다른 의사에게 보여줘도 괜찮겠습니까?”

환자가 MS로 인한 장애를 거의 겪고 있지 않은 경우라면 일반적 산부인과 환자로 간주되어도 무방하다. MS 전문의들은 기타 건강 상의 문제가 있거나 심각한 감각 이상 혹은 보행 장애를 겪는 경우가 아니라면 MS 환자라 해서 고위험군으로 분류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MS 증상과 관련해서는 임신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임신으로 인해 면역 반응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임신 기간, 특히 중기와 말기에는 MS가  악화될 확률이 낮아진다.

“MS가 재발할 경우 스테로이드인 메틸프레드니솔론을 복용하면 됩니다. 임신 초기가 아니면 특히 무방하겠죠.” 스톤 박사는 말한다. “하지만 임신 기간 동안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취하는 전문의들도 있습니다.” 코일 박사는 MS 재발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한다.

그린 박사는 출산이 임박한 시기에 MS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소아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스톤 박사는 소아과 전문의들도 스테로이드 사용에 대한 견해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요즈음은 스테로이드가 미숙아의 폐 성숙을 돕기 때문에 조기 분만이 불가피한 환자들에게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임신 기간 동안 심각한 MS 재발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적절한 수면, 영양이 풍부한 식사, 가벼운 운동, 스트레스 방지 등 정상인들과 마찬가지 방법을 활용할 것을 권합니다.

모든 증상은 MS에 기인한 것이지 임신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스톤 박사의 충고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산부인과 전문의와 의논해 배뇨 장애, 우울증, 경련 등의 증상 치료에 어떤 약물이 안전한지를 결정해야 한다.

임신 말기에는 피로에 대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임신부가 여전히 일을 할 수 있는가? 다른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도움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임신 말기에는 모든 임신부가 불편함을 겪게 된다. MS 환자들도 마찬가지로 방광이나 위장관 장애가 심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소변을 너무 자주 보게 되어 불편하더라도 많은 양의 수분을 섭취하여 탈수 증세가 나타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린 박사는 당부한다.

몸무게가 늘수록 중력 중심이 이동하면서 자세가 바뀌거나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쉽다. 특히 화장실에서는 반드시 손잡이를 잡고 자주 가는 곳에는 튼튼한 의자를 배치해 두어야 한다. 안전성을 최대로 보장하기 위해 지팡이나 보조 기구 혹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요로 감염도 증가할 수 있다. 임신한 MS 환자들은 매달 소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 “임신 기간에 발생하는 요로 감염은 태아와 임신부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합니다.” 스톤 박사는 말한다. “대부분의 항생제는 복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신경전문의와 산부인과 전문의 사이에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면 치료가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린 박사는 이야기한다.

특별한 분만, 아기 태어나다

길든 짧든 진통과 분만은 MS 환자나 정상 임신부나 차이가 없다.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누구나 산모 교실에서 이완 기법을 배워 진통을 줄일 수 있다.

예비 엄마 아빠들은 출산 예정일 전에 MS 전문의와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부탁해 진통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마취과 전문의들은 MS에 대해 익숙하지 않으므로 MS 환자에 대한 마취를 기피할 수도 있다.

“마비 상태의 여성이라도 출산 시 진통을 느낍니다. MS는 척수 장애도 아닌데 진통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지요.” 그린 박사는 이야기한다.

일반적 마취는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입을 통해 환자를 의식 불명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제왕절개나 기타 이유로 전신 마취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산모들은 국소 마취를 선호한다.

경막외 마취는 척수를 보호하고 있는 두꺼운 막의 표피에 약물을 주입하는 것을 말한다. 스톤 박사에 따르면 2-3년 전 프랑스에서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서 경막외 마취가 여성 MS 환자에게도 안전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척수 마취는 그다지 권장되지 않는다. “척수 마취 후에 MS가 재발된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코일 박사의 말이다.

스테로이드를 전투여할 경우 분만 시 “스테로이드 프랩(steroid prep)가 필요한가? 코일 박사는 강하게 부정한다.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 스테로이드 투여만이 스테로이드 프랩을 유발합니다. MS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를 그런 식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점에서는 모든 MS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한다. 임신을 하는 MS 환자들은 대부분 질병 초기 단계라는 사실이다. 대부분 보행이 가능하고 질병 휴지 기간에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임신부가 심각한 감각 상실로 인해 진통이 시작되는 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자궁 수축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만약 이런 경우가 있다면 산부인과 의사와 상의하라고 코일 박사는 말한다. “유도 분만이나 제왕절개를 택할 수도 있겠죠.”

길 떠나기: 수유와 기타 문제

분만 후 첫 6개월간은 어려울 수 있다. 산후 재발율이 20-40%로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모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두어야 한다. 다행히도 재발율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다.

MS 전문가들은 치료약 복용을 즉시 시작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약물이 모유로 이행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만약 이행한다면 이것이 아기에게 어떤 위험을 유발하는지도 밝혀져 있지 않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수유 기간에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모유 수유를 하면 재발율이 높아지는 기간 동안 약물의 보호를 받을 수가 없게 된다. 수유 자체도 매우 피곤한 일이다. 건강한 엄마들이라도 새벽 3시에 젖을 먹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아기 입장에서는 모유 수유가 바람직하다. 엄마 입장에서도 젖을 먹이는 행위는 소중한 경험이 된다. 산모와 의사는 서로 상의하여 균형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MS 국제 저널 2002년 겨울호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76명의 MS 산모를 조사한 결과 명확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조사 대상에는 몇 개월만 모유 수유한 경우, 1년간 모유 수유한 경우, 모유와 우유를 섞어 먹인 경우, 모유 수유와 치료약 복용을 병행한 경우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산모와 아기가 관련된 영역에서는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린 박사는 MS 치료약 중에도 모유 수유에 안전한 약물과 그렇지 않은 약물이 있다고 말한다. 전문적 식견을 갖춘 소아과 의사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MS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

“피로회복제(fatigue medication)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해야 합니다.” 코일 박사는 말한다. 또한 모유 수유 도중에는 스테로이드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잠시 모유 수유를 중단하고 며칠 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은 무방합니다.”

“졸로푸트(썰트랄린)는 수유부에게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계통의 다른 항우울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죠.” 스톤 박사의 말이다. 스톤 박사는 모유 수유를 위해 치료약 복용을 중단한 산모에게 정맥 이뮤노글로불린을 사용한 예가 있다고 덧붙인다.

MS 전문가들은 민간에서 이야기되는 “넣고 빼먹기” 방법에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예를 들면 1주 1회 아보넥스를 사용하는 산모가 투여 당일과 다음 날에만 모유 수유를 중단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이 안전하다는 증거는 없다.

“일단 약물을 투여하면 그 약물은 환자의 몸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린 박사는 설명한다.

가족과 함께

약물과 증상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그린 박사는 부모가 되고자 하는 부부라면 임신이나 신생아의 건강 문제를 넘어 1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MS는 평생 지고가야 할 짐입니다. 여러분이 걷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죠.” 그린 박사는 미래를 직시하는 부부만이 닥쳐오는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리하자면 MS는 건강하고 정상적인 임신에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계획을 세우면 길고도 행복한 여정을 즐길 수 있다.

 래이첼 앤덜슨은 InsideMS 2003년 1-3월 호에 욕실에 대한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