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밥 불 환자의 사례 – 인터넷 사이트 이베이를 통한 인생의 변화

레이첼 애들슨

밥 불 씨에게 90년대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우울한 나날들이었죠.” 라고 그는 회상한다. 1984년에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은 불 씨는 1996년에는 직장도 잃고 외롭고 낙담한 상태였으며 아내 앨리스가 직장에서 일할 동안 집을 봤다. 밥은 인생에 의미를 부여해줄 무언가를 필요로 했다.

밥은 인터넷 사이트 이베이(e-bay)에서 해법을 찾았다. 세계 최대이자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www.ebay.com)는 1995년 9월에 개설되었으며, 하루에도 수백만명의 이용자들이 야구공, 소금 후추통에서 터보 트윈 코만치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교환한다. 이베이를 믿을 수 있는 중개자로 두고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상의 시장에서 의류, 수집품, 컴퓨터, 인형, DVD, 그리고 인테리어 용품 등을 교환한다.  

뉴욕 북부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현재 아리조나 주 프레스콧 근처에 사는 밥은 1998년 4월에 이베이라는 물물거래의 메카를 발견하고 이에 매료되었다. 다발성 경화증에 심장병, 그리고 폐기종까지 겹쳐 산소를 항상 공급받아야 했던 밥은 체력도 약하고 시간도 없었지만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열려 있는 이베이의 커뮤니티 덕분에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베이를 통해 물건을 교환하고자 하는 전세계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새로운 목적의식을 갖게 되었다.

밥의 회상에 따르면, 처음에는 이베이의 질의응답 게시판과 이용자 지원 게시판에 질문을 올려놓았다. 아이디를 bobal로 정하고 로고를 만들어 밥과 앨리스 부부는 사업을 시작했다. 집안 골동품들을 팔고, 비니 베이비스 인형이나 스왈롭스키 크리스탈 제품 같은 수집품들을 교환했다. 가격이 폭락했을 때 사업 전망은 어두워보였다. 하지만 남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생각을 바꾼 다음 사정은 달라졌다.

“이용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올리기 시작했죠.:” 라고 밥은 말한다. “아는 건 별로 많지 않았지만 아직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이들로부터 배우기 시작했어요.:” 시간이 지나자 밥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밥은 이제 매주 총 60~80 시간 원하는 시간에 이베이에서 신규 거래자들이 사이트를 이용하고 물물교환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

수 백명에 달하는 이베이 자원봉사자들은, 자신들이 올린 답변이 분홍색 창에 뜨기 때문에 “핑크스(pinks)”라고 불리는 유료 고객 서비스 제공자들과 더불어 자신들의 전문지식을 남들과 나눈다. 밥은 사진/HTML 파일과 이미지/HTML 게시판에서 주로 활동을 한다. 사용자들이 거래하고자 하는 물건의 판매가격을 올리기 위해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어떻게 올려놓는지 질문을 하면 답변을 올려놓는 식이다. “거래할 물건을 올려놓았는데 사진이 안 뜨네요. 어떻게 하면 되죠?” 라고 신규 이용자들은 주로 묻는다.

“이베이는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어요.” 라고 밥은 말한다. “제 도움으로 이용자가 만족하는 것을 보면 세상을 다 가진 듯 기쁘죠. 저도 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밥의 기여는 주목을 받았다. 밥은 이베이에서 처음 제정된 4가지 서비스 상 중 하나를 2002년 6월에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수상했다. 자신과 같은 열정적인 자원봉사자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이베이에서 저는 너무나 많은 친구들을 얻었습니다.” 라고 밥은 말한다. “어떤 친구들은 저 같은 이용자들이고, 어떤 친구들은 장애가 약간 있기도 합니다. 또 많은 직원들도 만났는데 저를 가족같이 대해주었습니다. 이베이는 저와 같은 사람들에게 우리도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밥은 아직도 가끔 이베이를 검색해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물건을 찾아 교환을 하기도 한다. 밥과 앨리스 부부는 가장 아끼던 비달리아 양파 조리기계를 인터넷으로 판매했다. 하지만 그의 주된 관심사는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장애가 얼마나 심하건 간에 여전히 남들의 인생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재주를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면 사랑받게 될 것입니다.”

밥은 이베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지만 외로운 이들이 많은 양로원, 푸드 뱅크, 그리고 노숙자 보호소 등의 기관들도 자원 봉사자들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10 발짝만 걸을 수 있다면 5발짝 밖에 걷지 못하는 이를 찾으세요. 그러면 둘이서 7 발짝 반을 걸을 수 있는 셈이 되고 남 뿐만 아니라 나의 인생도 행복해질 것입니다.” 라고 말한다.

레이첼 애덜슨은 노스 캐롤라이나 랄리 시에서 과학과 의학 관련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