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다발성 경화증에 도움이 되는 태극권

-시나 오캘러핸

다발성 경화증 환자이건 일반인이건 운동이 건강에 필수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직접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힘들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는 것도 문제이다. 운동을 하면 대부분 몸의 온도가 올라가 다발성 경화증 증세가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또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은 피로감과 경련, 무기력함에 시달리고 몸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하므로 운동을 꺼리게 된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도 별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여러 가지 있다. 뜻 밖에도 태극권이 그 중 하나라고 한다.

태극권은 중국의 전통 무술이다. 하지만 이소룡이나 성룡 같은 배우들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그런 무술은 아니다. 깊이 숨을 들이쉬고 몸의 긴장을 풀고 몸을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태극권의 주요 동작이다. “운동을 통한 명상”이라고도 불리는 태극권은 몸을 조절하는 요법으로 요가보다도 힘이 덜 든다.

태극권은 몸의 움직임에 대해 숙고하고 몸에 대한 자각을 높임으로써 몸의 균형을 되찾는 느리고 우아한 동작들로 구성된다. 불교에서 파생된 태극권은 스트레스를 와화하고 집중력을 높이며 근육을 강화하고 몸과 마음의 균형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행해진 임상 연구에 의하면 태극권을 통해 몸의 균형을 향상시키고 혈압을 낮추며 심장이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미 국립 보건원은 태극권과 육체적 건강에 대해 3건의 연구를 진행 중이며 이 중 하나는 몸의 균형에 태극권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연구들 중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과 관련된 것은 없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은 태극권을 비롯한 운동을 하기 전에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지식이 있는 의사나 치료사와 상의를 해야 한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에 맞춘 태극권은 그 치료 효과를 인정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전미 다발성 경화증 협회 지부 중 태극권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곳이 많다.

뉴욕 남부 지부는 몇 년 전부터 태극권 수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태극권 강사 도밍고 콜론 씨는 물리 치료사 출신이다. 그는 25년 이상을 태극권 강사로 일해왔으며 전통 태극권을 수강생들의 수준에 맞게 변형시켜 가르치고 있다. 그가 가르치고 있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 대부분이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으며 몸의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콜론 씨는 앉은 자세에서 시작하는 태극권 수업을 고안해냈다. 수강생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두 다리로 설 수 있으면 서 있는 자세에서 하는 수업으로 넘어간다.

물리 치료사 시절에 콜론 씨는 운동을 전혀 하려고 하지 않는 신경근육성 질병과 근골격계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만났다. 하지만 이들은 각 환자에게 맞게 변형된 태극권에는 긍정적이었다. 느리고 부드러운 동작들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리고 태극권을 통해 환자들의 근육이 더욱 강해졌다. 그리하여 콜론 씨는 일반인 반의 수강생 한 명에게서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에게 태극권을 가르쳐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흔쾌히 승낙했다.

몸의 움직임과 공간 지각력에 대한 인식인 자기감응성을 높이는 것은 콜론 씨의 태극권 수업 시간의 주요 목표이다.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은 몸의 감각과 균형을 잃을 때가 있기 때문에 공간 지각력을 높이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태극권 동작은 몸과 마음을 통일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라고 콜론 씨는 말한다.

그의 태극권 강좌를 수강하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은 태극권의 이점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다. 수잔 캄브리아 파우치 씨는 약 3년간 태극권 강좌를 수강해오고 있으며 태극권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다발성 경화증 때문에 운전을 하거나 장거리를 걷는 것은 못 하지만 태극권 수업에 열심히 참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처음 태극권을 배울 때 희망적이었어요. 태극권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었지만 말이에요.” 라고 그녀는 말한다. “전 기존의 운동에만 익숙해서 태극권은 매우 이국적인 운동으로 생각했어요. 전 태극권은 서서만 할 수 있는 운동인 줄 알았어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었구요. 하지만 전 수업 시간 내내 서서 수업을 받아요. 진심으로 태극권을 즐기면서 말이죠.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직접, 그리고 자체 제작한 비디오를 통해 각 동작이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말해주시지요. 깨달음도 얻게 되고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캄브리아 파우치 시는 집에서 혼자 비디오를 보면서 연습을 하며 집에서나 수업 중이나 태극권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수업 중에 선생님이 누에고치에서 비단을 뽑는 것에 비유한 동작이 있어요. 어렵지 않은 섬세한 동작이지만 천천히 생각을 하면서 따라해야 해요.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는 동작입니다. 심호흡에 집중을 하게 되면 몰두하는 데 도움이 되죠. 강박관념이 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태극권 철학은 몸의 균형뿐만 아니라 정신적 균형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균형을 잡으려면 여러 가지가 필요합니다.” 라고 콜론 씨는 말한다. “몸의 각 부분의 조화, 호흡법, 그리고 감정적 균형이 필요합니다. 앉아서 하는 운동을 통해 가장 중요한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숨을 깊이 들이쉬어 흉강을 열어주는 것은 하루 종일 앉아서 생활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흉강 주변의 근육을 강화시키는 비틀기 운동은 앉아서 할 때 가장 큰 효과적이라고 그는 말한다. “수업에 앉은 채로 참여하건 서서 참여하건 별 문제가 되지 않죠.” 라고 그는 말한다.

콜론 씨의 수업에 앉아서 참여하는 캐런 고사드 씨는 몇 년 동안 태극권을 수련해 온 아들의 권유로 태극권을 시작하게 되었다. “몸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아들이 그러더군요.” 라고 그녀는 말한다. '

2년이 지난 지금, 고사드 씨는 아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태극권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라고 그녀는 말한다. 고사드 씨는 1990년에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만성 근육통에 시달려왔다. 그녀는 태극권의 효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이렇게 말한다. “태극권을 하고 있는 동안 기분이 정말 정말 좋았어요. 동작들도 어렵지 않았구요. 지금 저는 몸 때문에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지만 태극권만큼은 할 수 있어요!”

태극권 강좌를 신청하고 싶다면 우선 가까운 다발성 경화증 협회 지부를 찾아가라. 이 곳에서 다른 환자들이 추천하는 태극권 강좌를 소개받을 수도 있다. 지부에서 자체적으로 강좌를 운영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전국의 태극권 센터와 강사를 소개하고 있는 www.taichinetwork.org라는 웹사이트에 접속해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사이트의 검색 결과는 항상 완전한 것은 아니다.

이 사이트를 통해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검색 엔진에서 자신의 동네 이름과 “태극권”을 쳐넣으면 된다. 또 전화번호부에서 “태극권” 또는 “무술”, “건강한 육체” 나 “운동”이라는 항목을 찾아보는 수도 있다. 주민 복지관이나 레크리에이션 센터를 비롯해 여러 헬스 클럽들에서 태극권 강습을 하고 있다. 태극권의 철학에 따라 강사들은 각 수강생에 맞게 변형된 형태의 태극권을 가르친다. 단, 태극권 강좌를 수강하기 전에 강사와 자신의 육체적 한계에 대해 상의하는 것이 좋다.

시나 오 캘러핸은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 거주하는 프리랜스 기자이다. 그녀는 Inside MS 지 2002년 10~12월 호에 좀 더 값싼 처방약을 찾는 기사를 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