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4. 간병인과 함께 하는 삶

훌륭한 간병인은 환자의 삶을 크게 바꾸어놓을 수 있다. 서로의 관계가 바람직하게 맺어진 경우라면 말이다. Gail Seery의 경험을 들어보자.

MS 발병 이전에는 돈을 받고 일하는 간병인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지금이야 그 분들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었지만요. 저와 함께 했던 간병인들 중에는 훌륭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자기 연민에 빠져 극도로 민감해져 있던 힘든 시기를 이겨나갈 수 있게 도와 주셨죠. 물론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한 번은 산책을 하는 도중 다른 사람과 말싸움을 벌이다 나를 휠체어에 팽개쳐두고 난동을 부리던 분도 있었습니다. 난리를 피우다 제게 돌아오기는 했지만 다시는 되풀이하고 싶지 않은 경험입니다.

때로는 그 분들의 도움으로 제가 어떤 부분을 바꾸어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남는 시간을 욕창 관리에 할애해야 한다는 사실도 그렇게 해서 알게 되었죠. 또 호이스트나 목욕 의자의 작동법을 설명해주거나, MS가 진전됨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들에 대해 다른 환자들은 어떻게 대처했는지 알려줌으로써 제가 용기를 잃지 않도록 도움을 준 경우도 많았습니다. 몇 분은 제가 스스로 깨닫기 전에 제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적시에 적절한 질문을 해주었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도움을 청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MS 환자를 돌본 경험이 많은 간병인들은 미리미리 문제를 파악하시더군요. 만약 그런 간병인을 두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새로운 관계에 익숙해지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문제는 의사소통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간호해준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서비스 기관에 소속된 간병인으로 일하다가 MS 진단을 받으면서 직장을 그만두게 된 Doreen Wheatley의 말이다. “간병인이 사생활 영역을 넘어 들어와 자식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신체 일부를 들여다본다는 사실에 어떤 사람들은 자존감의 상실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환자와 간병인의 친분이 쌓여감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사라져간다. 유모어 감각이 도움이 될 수도 있으나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반응할 수도 있는 것이다. Doreen의 설명은 이렇다.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릅니다. 그들에게는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죠.”

Doreen은 모든 연령대의 환자들을 대한 경험이 있고 그들 중 다수가 MS 환자였다. 그녀의 견해에 따르면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열쇠는 바로 활발한 의사 소통이다. “간병인은 환자와 대화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간병인들과도 의견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환자를 행복하고 안정된 삶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서비스 기관 간병인

어떤 영역이 문제 발생의 소지가 있는가? 일반적으로 간병은 Social Services의 감독 하에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므로 환자의 기대 수준과 간병인의 업무 범위가 맞아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집안일과 장보기가 보통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간병인들은 집안일이나 장보기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는 하다. 환자가 느끼기에 간병 시간이 부족하든지 간병인이 예정 시간보다 더 머물다가는 경우가 많아지면 사회복지사에게 간병 시간을 늘려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일부 경험이 풍부한 기관 간병인들은 어떤 식으로 간호 방법을 바꾸어야 할 것인지 환자에게 조언을 해주고, 또한 환자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해 주기도 한다.

기관과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장치가 있다. 동일한 간병인이 계속 방문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문제가 표면으로 떠오르기는 쉽다. 환자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간병인은 즉각 기관에 연락하여 거부할 권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간병인도 자신이 다루기 힘든 환자는 방문하지 않겠다고 거부할 권리가 있다. 기대 수준을 현실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간병인도 환자로부터 예절과 존경으로 대접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다. MS라는 질병을 앓게 된 것이 간병인 탓은 아니지 않은가.

개인 간병인 구하기

개인 간병인을 구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환자가 원하는대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기관이나 Social Services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스스로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환자가 고용한 간병인은 환자가 피해를 본 경우일지라도 고용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자기 주장이 강한 간병인은 환자가 바라지 않는 부분에까지 간섭을 할 수 있고, 특히 환자가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거나 증상이 크게 악화되었을 경우에는 이러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간병인은 환자와 매우 밀접하게 생활하며 간호를 하기 때문에 정색을 하고 경고를 할 경우에는 반발이 일기 마련이다.

간병인을 구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을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바로 잡는 것이 좋다.

Ø 성격이 아무리 좋아보이더라도 경력을 포함한 참고 자료를 반드시 검토한다.

Ø 일을 하려는 동기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주된 이유가 시간과 돈 때문이라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경력을 쌓으려고 일을 시작했다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험이 없다고 해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속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간호 업무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고 일을 하면서 신경질을 내거나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일을 맡겨도 좋을 것이다.

Ø 간병인은 건전한 상식과 따뜻한 마음을 갖추어야 한다. MS라는 질병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다.

Ø 3개월의 시험 기간을 거치기로 미리 합의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환자 자신의 안녕과 복지이다. 간병인이 업무를 태만히 하는데도 해고하기가 미안해서 참고 견딘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다. 자격 미달의 간병인은 환자를 불행하게 만들고 심지어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2류 간병인은 타인의 삶을 힘들게 만든다. 자격이 충분히 갖추어진 간병인은 MS가 진행되어갈수록 소중한 존재가 된다. 또한 환자의 신체적 안녕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개인 간병인을 고용하고자 하는 분은 Sian Vasey, National Centre for Independent Living, 250 Kennington Lane, London SE 11 5RD로 연락하면 된다. 전화 020 7587 1663 (월, 화, 수), 020 8567 0513 (목,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