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Judy Graham
 
이 책을 시작하며
 
나는 18살에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았었고, 나와 같은 처지에 있었던 다른 젊은이들도 그랬겠지만 미래에 관한 두려움을 느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움직이고 걸어다니고 볼 수 있을까? 어느날 아침 갑자기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나는 지금도 어제 일 같이 그 당시의 두려움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후 27살이 되어서 다발성 경화증 증상은 더욱 악화되었고, 두려움은 계속 커져만 갔다. 어떤 때는 왼손과 왼팔에서부터 왼쪽 눈까지 무감각해지기도 했다. 때로는 두 팔에 따가운 느낌이 오면서 힘이 없어지곤 했다. 
 
어떤 날은 발의 감각이 없어져서 눈으로 보지 않으면 신발을 신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마치 북극에서 수렁 속을 걸으면서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가죽장화를 신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도 있었다. 화창한 4월이었지만 마치 동상에 걸린 것처럼 발과 다리가 꽁꽁 얼은 느낌을 받기도 했다.
 
걸을 때는 아주 지독하게 경직되어서 방을 지나다닐 때에도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벽이나 가구를 잡고 움직여야 했다. 내가 왜 이렇게 힘이 없는지 이유도 모르는 채로 퇴근 후 피로 때문에 소파에 그대로 앉은채로 잠에 골아 떨어지는 날도 있었다.
 
한 악몽과 같이 더운 날, 손잡이가 없는 비행기의 계단을 내려와야 했던 적도 있었다. 내가 그 계단을 내려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의 팔에 기대어 내려오는 방법밖에 없었다. 나는 아주 미끄러운 경사길로 내려오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 곳에 혼자 버려진 것 같았다.
 
27세 때의 나는 마치 87살의 할머니가 되어서 절뚝거리면서 잃어버린 젊음에 대하여 절망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
 
나는 절뚝거리지도 않고, 무감각한 곳도 없으며, 손과 발의 감각도 정상이고, 춥게 느껴지지도 않고, 벽이나 가구를 잡고 걸을 필요도 없고, 피곤해서 잠에 골아 떨어지지도 않는다.
 
나는 현재 일간 TV programme의 편집자이며 television 회사에서 한부서의 책임자로서 일하고 있는데 이 일은 많은 정력을 필요로 하고 평균 하루 10시간씩 일을 해야 하고 지속적인 압력을 받는 직업이다.
 
집에서는 아주 에너지가 넘치는 7살짜리 아들인 Pascal을 돌보면서 살림과 요리 등등의 집안일을 해야 하므로 거의 쉴 시간이 없다.
 
어떤 사람이 무심히 바라본다면 나는 직업, 아이, 남편을 가진 보통 40대중반의 직장여성의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만일 내 삶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내가 직접 해 줄 수 없기 때문에 – 내가 아닌 – 유모가 Pascal과 놀아주고, 내가 할 수 있는 힘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내 집을 청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지금 나의 삶이 정상적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발성 경화증을 앓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들의 앞날이 질병 때문에 방해를 받는 것을 원치 않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당신이 다발성 경화증이란 병을 가지고 있지만 더 이상 악화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살아있는 증거이다. 다발성 경화증은 안정화 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나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다발성 경화증을 조절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이 책에서는 당신이 질환을 조절하는데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자세하게 서술하였다. 어떤 방법은 내가 이미 했던 방법이고, 어떤 것은 가끔 하거나 잠깐동안 했던 방법이며, 어떤 것은 내가 할 필요가 없는 방법이고, 어떤 것은 지금도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다.
 
물론 비관적인 의사들은 다발성 경화증이 악화와 호전의 예측이 불가능한 질환이라고 한다. 따라서, 단지 환자 중 일부에게서 양성의 과정을 밟거나 증상이 사라져 버리는 것 뿐이고 아직까지 다발성 경화증에 도움이 된다고 증명된 치료법은 없다고 말한다.
 
내 경험으로는 내가 했던 여러 가지의 치료법들이 나의 증상의 호전에 기여했다고 확신한다. 이것은 단지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당신도 다발성 경화증 환자로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에 적어도 개방적이라는 의미이다. 나는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이중의 몇 가지 방법을 실천해 보고자 하는 확신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비관적인 의사들이 실제적으로 환자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노력하는 이 자기관리 programme은 많은 것을 제시해줄 것이다. 
 
나는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진단을 받자마자 다발성 경화증의 자기관리 치료법에 관하여 공부를 시작하였다. 이 때 마침 Multiple Sclerosis Action Group(뒤에 ARMS로 바뀌었다)가 결성이 되었고, 런던에 있는 나의 아파트에서 첫번째 모임이 있었다.
 
MS Action Group에서 처음으로 연구비를 지원한 연구는 EJ Field교수의 달맞이 꽃기름과 다발성 경화증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였다. 나는 1974년부터 달맞이 꽃기름 캅셀을 여러가지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제와 함께 지금까지 매일 복용하고 있다. (이것에 관해서는 8장에서 자세하게 다룰 것이다.)
 
MS Action Group은 뇌지질의 전문가인 (지금의) Micheal Ceawford교수의 연구도 지원하였다. 그는 필수지방산과 영양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포화 지방산이 적은 음식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이것이 현재의 ARMS 필수지방산 식이요법(ARMS Essential Fatty Acid Diet)의 근간이 되었다. 실제로 내 경우에는 이 식이요법으로 바꾼 뒤에 혈액에서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확실히 혈액속의 필수지방산의 profile이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변화하였다. 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식품에서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품으로 바꾸는 것이 자기관리 programme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수년전에 나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의 증상개선이 많은 성공 경험이 있었고,  Allergy와 환경의학(Enviromental Medicine)에 대한 수련을 받은 Patrick Kingsley에게 상담을 받았다. 그는 나에게 차, 커피, 설탕, 우유, 유제품을 더 이상 먹지말라고 이야기 하였다. 비록 이 음식들을 먹었을 때 상태가 나빠지지는 않았으나 모두 중단한지 단 하루밤만에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나는 마치 안개가 개이는 것 같이 피로가 사라지는 엄청난 효과를 보았다. 또한, 그는 나에게 Vitamin B12를 매주 한번씩 주사로 맞으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다발성 경화증에 대하여 더욱더 많이 알게 될수록 나는 음식에 대한 민감성(sensitivity)과 환경 allergy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정확하게 당신이 민감하게 느끼는 음식과 환경적 요소를 찾아내는데에는 시행착오가 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필요성이 있다.
 
운동에 관하여는 사실 정기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있었지만 꾸준하게 시행하지 못하고 하다 중단하다를 반복하였다.
 
정기적으로 운동이나 요가를 했을 때는 건강, 유연성, 그리고 원기의 회복의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운동할 때와 비교해보면 운동을 안하고 있을 때는 몸이 굳었있다는 것을 느꼈다. 피로를 느끼기 전에 그만두는 적당한 운동이 정말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심할 바가 없다.
 
나는 약 7년전에 고압산소치료를 받았었다. 이 치료법은 나에게 힘이 충만함을 느끼게 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는 내 증상이 전혀 악화되지 않았으므로 향상되는 정도를 측정하기는 어려웠다.
 
수년동안 나는 침술사에게 치료를 받기도 하였는데 그 침술사는 정골의사(整骨醫師, osteopath)이기도 한 사람이었다. 나는 때때로 심도있는 massage 치료도 받았다. 모든 이런 ‘대체의학’치료도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들이 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치료법을 cover할 생각이다. 사람들은 때때로 나에게 격앙된 목소리로 이렇게 많은 방법들이 있는데 어떤 것이 좋을지 어떻게 아느냐고 묻곤 한다. 하지만 여기서 사용하는 방법은 과학자들이 약물의 유효성을 알기 위하여 과학적인 실험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나는 의학의 기계적인 접근법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분명히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자기관리 치료법은 환자자신의 전체적인 삶의 방식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당신이 다발성 경화증에 관한 공부를 시작하면 다발성 경화증에 걸린 많은 사람들이 질환의 치료나 관리법에 관하여 각기 다른 말에 돈을 건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들은 고압산소 치료법을 맹신하고 어떤 사람은 allergy, 어떤 사람은 식이요법에 집착한다. 사람들이 한번 자신들이 고른 치료법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시작하며 마치 자신들이 광명의 길을 찾은 것 같이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틀렸고,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며 정신이 딴곳에 있고, 실수를 저지르고 있고 희망이 없는 나무 아래서 입을 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년에 걸쳐서 가장 먼저 이런 group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나만의 특권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왜 자신들만의 다발성 경화증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하여 ‘전문적(pro)’라고 느끼고 동시에 다른 방법들에 대해서는 ‘반대하는(anti)’ 생각을 가지는지를 알 수 있었다. 넓은 관점을 가지고 보면, 정말로 자신의 접근법에 절충하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나는 Journalist로서 자신을 한 가지 치료법에만 자신을 국한시키지 않으려고 조심하였다. 비록 ARMS와 MS Society의 일원이었지만, 나는 그들의 정치적인 관점에 동조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였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의견과 결론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다. 나는 이 책에 열거되어있는 회사들과는 어떤 관련도 없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나를 비판하는 어떤 사람들은 이 책에 설명된 어떤 방법을 지지하는 이유가 아마 돈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는 않다. 
 
나는 이 책을 구성하는 ‘관리(cure)’ 법이라는 것이 ‘치료(healing)’ 법이라고 불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 관점으로는 다발성 경화증은 다방면의 특성을 가진 질환이기 때문에 단 한가지의 ‘관리(cure)’ – 감염을 관리하기 위하여 항균제를 복용하는 방법처럼 한가지 방법만 존재하는 – 는 이런 성질의 특성을 갖는 질환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더군다나 처음 당신의 질환의 발생에 기여한 것 – 그리고, 이 처음이라는 것은 수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 이 무엇인지를 찾고, 당신에게 해가 되는 것을 이득이 되는 것으로 대체하여야 한다. 이것은 음식을 바꾸는 것뿐만이 아니라 stress를 제거하고 정신적인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을 포함한다.
 
나는 이 책과 같은 책이 내가 처음 다발성 경화증을 진단받은 지난 1974년에도 있었으면 정말로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바람은 - 특히 전세계에서 이제 막 진단받은 사람들에게 – 이 책이 그들의 필요성에 부합하는 것이었으면 한다. 만약 의사들이 그 필요성에 관한 해답을 주지 못한다면 우리 자신이 스스로 찾아서 이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