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다발성경화증협회

추석이기도 했고
웬지 집에만 있기가 그래서
택시를 타고 강변으로 나갔답니다.
한강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좀 풀린듯 했지만
자꾸 우울해지는 것 같은 요즘이 싫었습니다.
화도 자주 나고..
주위 분들께 신경질을 내게 되고
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나만의 세계 속으로 빠지는 것 같습니다.
우두커니 앉아 혼자서 강물을 보는 것도 그래서
벤취에 누워있다가 깜박 잠이 들었는지..
옆에 놀러 나온 가족들은 가고 없었습니다.
알레르기라서 그랬는지..아님 우리 병의 증상인지
피부가 따끔거리고 해서 저녁까지 있으려다 일찍 집으로 왔는데
지금도 따끔거리네요.
자꾸만 안으로 침몰하는 그런 기분입니다.
그러지 않으려 노력을 하는데도
점점 혼자가 되어갑니다.
그게 편하니까요.
주위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고 어울릴수록
멀어지는 느낌이고 오히려 혼자있는게 편해서 그쪽을 선택하나 봅니다.
아프고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한두번이지 듣기도 귀찮아하는 것 같고
거리감을 두는 것 같아 갈 데 없이 우울합니다.
웃는 것도 의미가 없어지고
자꾸 소침해 집니다.
어렸을 때 부터 우울한 성격이라고 많이 들었는데
병까지 그런 증상이니
가끔은 감당하기가 헷갈립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급기야는 삶의 본질이니 뭐니..따져가면서 혈압을 높이기도 한답니다.^^
제가 심란하게 했지요?
제 심란한 얘기를 일종의 카타르시스로 삼아서
스트레스 확 풀리길 빕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첫째라는데 기분을 변화시켜야 겠지요?
어쨌든 꽃보다 아름답다는 우리네 영혼들..
아름답고 고운 생각 많이 하시고
매일매일 즐거우세요~~
 
너무 늦은 시간이지만 운동삼아 동네 한바퀴 돌다가 와야겠습니다.
 
 
 
詩 한편 올리고 갈게요.
 
 
 
목련에게 미안하다 

                                   -- 복효근


황사먼지 뒤집어쓰고
목련이 핀다

안질이 두렵지 않은지
기관지염이 두렵지도 않은지
목련이 피어서 봄이 왔다

어디엔가 늘 대신 매맞아 아픈 이가 있다
목련에게 미안하다